2009년 9월 21일 월요일

회사를 살려드립니다 인생을 바꿔드립니다

18人 글로벌 드림팀의 '紙上 경영상담소' 오늘 문 열어

어느 신발회사 사장의 고민‐ 정태영 사장이 첫 해결사로 나섭니다

세계 3대 전략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의 오릿 가디시 회장, '마케팅의 아버지' 필립 코틀러 교수, 신세계의 성장 신화를 일궈낸 구학서 부회장….

이런 세계적인 기업 CEO와 경영 구루 18명이 위클리비즈 지면을 통해 한국의 중소 기업을 위한 멘토링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위클리비즈는 유례를 찾기 힘든 대가들로 경영 자문단을 구성해 기업 종사자 여러분이 현업에서 가장 해결책을 찾고 싶어하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무료로 지상(紙上) 카운슬링을 해 드릴 예정입니다.

위클리비즈 자문단엔 뛰어난 경영 역량을 발휘해온 기업 CEO와 컨설팅 회사 대표, 경영 석학들이 망라돼 있습니다. 쉽사리 조언을 얻기 힘든 분들입니다. 특히 CEO 여러분들은 바쁜 가운데에도 '경험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프로젝트에 흔쾌히 응해주셨습니다.

고민이 있으면 조선닷컴 위클리비즈(wee klybiz.chosun.com)에 들어와 '18명의 경영 대가에게 묻는다!'를 클릭한 뒤 게시판에 질문 내용을 요약해 올리시면 됩니다. 위클리비즈는 해당 질문에 가장 적합한 경영 대가의 답변을 받아 지상과 인터넷에 게재할 계획입니다.

조선일보 독자인 기업 CEO와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고민을 상담할 수 있으며, 질문 내용은 경영에 관계된 것이면 모두 가능합니다. 전략·리더십·마케팅·재무·생산·IT 등 기업의 일반적인 고민은 물론, 처세나 갈등 관리 등 개인적인 문제까지도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 내용은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질문에 회사의 업종과 현재의 상황, 무엇을 카운슬링받고 싶은지 배경과 문제점 등을 자세히 적어 보내주십시오. 단, 질문하신 분이나 회사의 실명은 밝히지 않아도 좋습니다.

위클리비즈는 그동안 세계적인 경영 대가들과의 인터뷰와 통찰력 있는 분석 기사를 통해 경영 현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여기서 한발 나아가 경영 현장에서 부닥치는 실제 문제를 대가들이 직접 풀어주는 맞춤형 서비스입니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를 여러분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컨설팅 무대로 마음껏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존 '팀 하포드의 경제학 카운슬링'과 '이나모리 가즈오의 경영 멘토링'은 위클리비즈 경영 자문단에 통합돼 그대로 유지됩니다.

Q. 어느 기능성 신발업체 사장의 고민

후발 주자, 그것도 중소기업이해외 마케팅에 성공하려면어떤 전략을 써야 좋을까요?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ps@chosun.com
저는 지난 2006년 기능성 신발 제조업체를 창업해 경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300억원(출고가 기준)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저의 가장 큰 고민은 해외 마케팅입니다.

기능성 신발, 일명 워킹 슈즈 시장은 해외 A브랜드가 6~7년 앞서 진출해 세계 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해외 브랜드의 특허를 피해 독자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저희 제품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 정도로 선두와의 격차가 크지만, 확고한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외국 선두 업체와 저희가 각각 30%씩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3~4위 업체가 10% 정도씩입니다.

기능성 신발은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아직 1조원이 안 됩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시장이 크게 팽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100억원 수준인 해외 매출을 2~3년 이내에 5배 이상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데, 아직은 시범 단계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중동,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모두 현지 마케팅 업체에 판매 관련 업무를 일임하는 총판 형식으로 진출해 있습니다. 지금까지 각 지역 총판은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왕족을 대상으로 체험 마케팅을 시행했습니다. 몇몇 왕족들이 저희 제품을 착용한 이후 건강에 큰 도움이 됐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 이곳에서만 약 8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미국에서는 몇몇 영화배우를 초청하는 이벤트를 열어 제품을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역별 마케팅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업체의 마케팅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동일한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글로벌 브랜드를 지향하는 저희의 목표에도 배치되는 것입니다. 또 총판 형식으로 진출할 경우, 유통 마진이 적어진다는 점도 단점입니다. 이에 따라 마케팅은 글로벌 차원에서 통합해서 진행하려 합니다. 저희 같은 후발 주자, 그것도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인 마케팅을 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좋을까요?

국내 마케팅도 고민이 많습니다. 현재 국내 시장엔 10개 정도의 브랜드가 난립해 있습니다. 저희 제품의 평균 단가는 20만원 전후로 선두 업체보다는 10~20% 정도 저렴하며, 다른 후발업체보다는 다소 비쌉니다.

저의 목표는 저희 제품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마케팅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의 10% 정도 되는 30억원을 마케팅 비용에 투자했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주로 신문을 통한 광고에 주력하고 있으며, 케이블 방송 광고도 진행 중입니다. 전국에 대리점이 150개 정도 있는데, 대리점별로 신문에 광고 전단을 넣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프리미엄 마케팅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소기업이 마케팅에 큰 비용을 지불할 수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의 컨설팅

특화된 상품·이미지로 한정된 시장 공략해 마니아층 형성…국내 시장에서 시스템 구축한 후 이를 해외용으로 전환해야

최근 많이 출시되는 기능성 상품들을 보면 중소기업 제품이 대부분인데, 언뜻 살펴도 마케팅 부족이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기능성 신발이나, 유기농 식품, 스포츠용품들이 흔히 보는 예입니다.

질문에는 여러 가지 이슈가 혼합되어 있네요. 먼저 마케팅과 영업의 용어 개념을 명확히 나누셔야 합니다. 중소기업에서는 흔히들 예산이나 인력의 이유로 마케팅과 영업을 같은 조직이 운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조직은 하나로 하더라도, 마케팅과 영업의 개념만큼은 분명히 나누어 생각을 정리하셔야 합니다.

마케팅은 어떤 물건을 개발하여 어떤 시장에 어떤 개념으로 진출시키냐 하는, 가장 근본이 되는 영역입니다.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결정이고, 쉽게 바꾸어서는 안 됩니다. 이에 비해 영업이란 판매의 조직을 구성하고 달성하는 영역입니다. 지역별로 특화할 수 있고, 사업이 확장되면 변화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동에서 왕족을 대상으로 체험 마케팅을 했다고 하셨는데, 전체적인 구도하에 한 행사가 아니고 현지 총판이 행한 일시적인 판촉 행위이기 때문에 영업에 해당하는 일이지 마케팅이 아닙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마케팅과 영업을 혼동하거나 마케팅의 과정을 생략하기 때문에 차별화가 되지 않고 쉽게 모방당합니다. 물론 지속적인 성장도 힘들지요.

■단순·명료한 마케팅 포인트

그럼 찬찬히 마케팅의 이야기를 풀어 보겠습니다. 마케팅을 생각할 때 일단은 국내 시장만 보고 해외 영업은 현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국내에서 먼저 전체를 아우르는 마케팅 구도를 완성하고, 이를 뒤에 해외 영업에 응용하는 편이 훨씬 용이합니다. 언어, 문화, 인력 등의 사정상 중소기업이 국내외를 아우르는 고민을 동시에 하면 오히려 혼란스러워집니다. 글로벌 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조차도 국내외를 통합하는 마케팅은 최근에야 고민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기능성 신발은 전체 시장을 아웃도어용, 도회지용, 시니어용 등으로 대강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선발 주자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리하게 모든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단 한 시장에 집중해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곳에 병력을 집중 상륙시켜서 거점을 확보한 후 다시 전선을 확대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아웃도어용은 프리미엄이나 과학적 이미지를 창출하기 쉽고 훗날 노인용 등으로 확대가 용이합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는 쉽지 않습니다. 일반 의류업체가 아동용으로는 확대가 가능하지만, 아동용 의류업체가 성인용으로는 확대가 힘듭니다. 최초의 교두보가 어디인가는 훗날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확장성에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들겠다면 이 점을 유의하셔야 합니다.

■선발업체 모방과 비교는 금물

공략할 시장을 정하셨으면 다음 단계는 어떤 이미지를 부여할까 하는 문제입니다. 신문을 보면 기능성을 빽빽이 설명한 신발 광고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기능의 장점을 너무나 이리저리 호소한 나머지 측은하게 보일 정도입니다.

기능적 호소는 기능적 반응을 초래합니다. 소비자들이 기능성만 생각한다면 가격과 가치에 의한 매우 냉정한 결정을 합니다. 충분히 좋은 상품이 있고 여기에 감성적인 면이 더해져야만 소비자들이 비로소 프리미엄을 지불합니다. 애플이 다른 MP3 플레이어보다 기능이나 메모리가 더 많아서 열광하는 것일까요? 감성의 부분이 더해져야만 프리미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읽기도 하지만 느끼기도 합니다. 저는 느낌의 부분을 '톤과 매너'라고 부릅니다.

과학적인 첨단 신발이라고 하면서 회사나 상품명은 진부하기 짝이 없고, 광고는 조악한데다 빽빽한 기능 설명으로 도배했다면 소비자는 느끼지 않습니다. 사명(社名), 상품명, 상품 디자인, 포장, 로고, 주로 사용하는 색감, 반복적으로 쓰는 디자인 요소, 광고 문안의 세련미 등이 모두 연구되어야 합니다. 기능성을 포기하고 이미지로 승부하라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기능성을 강조하되 버릴 점은 버리고, 강조할 점은 쉽게 그러나 강하게 강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전하는 모든 맵시가 광고에서 포장까지 일관성이 있고 세련되어야 합니다.

상품 디자인도 후발업체는 선명한 특징이 있어야 합니다. 신문에서 접하는 많은 국내 기업의 기능성 신발은 이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연구한 결과이겠지만, 고유의 특징이 없어 묻혀 버립니다. 아무리 우주복 소재를 썼다 주장해도 대기업 제품의 모방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후발 업체의 상품은 자기만의 풍(風)과 고유의 디자인 요소가 선명히 있어야 하고 20m 떨어져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으면 더욱 훌륭합니다. 드라메르(De La Mer)라는 외국 화장품은 창업자인 박사가 화상을 입어 스스로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했기 때문에 피부에 가장 과학적이라는 배경 스토리를 갖고 고가(高價)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 후발업체의 노력이나 배경 설명이 이런 스토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면 효과적으로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들을 통해서 회사와 상품에 고유한 성격과 특징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과정을 제품에 영혼(soul)을 불어 넣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드라마 작가가 등장인물에 성격을 부여하는 것과 비슷한 일입니다. 이런 작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지 여부가 회사의 명운을 좌우합니다. 성공하면 세계적인 브랜드로 나아갈 기회가 오지만, 안되면 차별화되지 못한 채 저가로 팔리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기능성 용품 중 K2나 노스페이스(North Face), 에코(Ecco)는 사명도 제품과 잘 어우러지는데 기능성과 고유의 이미지까지 구비한 훌륭한 사례입니다. 중소기업에서 이런 고민을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아무래도 외부 마케팅 또는 광고업체를 사용해야 합니다. 디자인도 전문 업체와 공동 연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소위 전문업체도 실력이 천차만별이라 무조건 믿어서는 낭패할 수 있기에 스스로의 안목이 중요합니다.

우수한 상품과 자기만의 정교한 '톤과 매너', 이미지가 구비되면 특정된 시장에서 훌륭한 교두보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컬트 마케팅(cult marketing)이라고 부릅니다. 특화된 상품과 이미지로 한정된 시장을 집중 공략하여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른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입니다. 후발 업체로서는 한정된 재원으로 효과적인 전략이고, 선발업체는 당황하게 됩니다. 훌륭한 예가 오클리(Oakley) 스포츠용품과 투미(Tumi) 가방입니다.

오클리는 스포츠에 특화된 아주 전문적인 기능성과 디자인으로 운동용 선글라스, 등산화, 배낭 시장에 확고한 지지층을 형성했습니다. 작지만 높은 마케팅 수준과 통일된 디자인의 세련미는 출시 순간부터 고가 정책을 펼 수 있게 했습니다. 투미는 특수 재질로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행용 가방시장만을 공략하였습니다. 가죽은 일절 쓰지 않고 색은 검은색으로 통일했고, 광고와 설명서, 제품의 디스플레이는 간결하면서도 매우 과학적이라는 이미지를 주었습니다. 가격도 처음부터 고가 정책으로 일관했습니다.

여기서 후발업체가 유의해야 할 점은 결코 선발업체의 분위기를 흉내 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들보다 우리 상품이 더 좋다는 비교도 금물입니다. 왜소해 보일 뿐입니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문법(文法)을 따라 하지 마시고, 전혀 다른 분위기에 다른 관점을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무도 말 안 했던, '신발의 무게'를 거론하며 소비자들에게 '내 신발 무게는 얼마더라' 하는 의문을 갖게 하고 이를 차별된 방법으로 말하셔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볼 때 '중소기업인데 기능 몇 개 개발해서 고생하는구나' 하는 인상이 아니라 '이런 훌륭하고 세련된 업체를 왜 이제까지 몰랐었지'라는 인상을 갖도록 처음부터 준비하셔야 합니다.

■해외시장, 처음부터 욕심내면 안돼

이런 기본적인 마케팅이 갖추어지면 이에 따라 영업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모든 영업은 마케팅에 부합하느냐 아니냐가 결정의 잣대입니다. 프리미엄으로 자리 매김 하고 싶다면, 가격 할인의 유혹에 쉽게 빠져서는 안 됩니다.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면 고가 정책을 포기해야 합니다. 왕족에의 체험 행사가 마케팅의 방향성과 일치하면 정답이고 아니면 오답입니다.

해외 영업의 경우 세 가지를 유의하셔야 합니다. 첫째, 현지 총판은 장기적인 안목이 없기 때문에 가격, 광고, 판촉 정책에 어느 정도 본사의 결정 권한이 있어야 합니다. 광고와 판촉물도 본사의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도록 해야 하고, 판촉용 사진 등 여러 마케팅 자료들을 공급해 주어야 브랜드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둘째, 향후 계약 해지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송의 여지가 없는 계약을 하셔야 합니다. 부진한 업자라면 교체해야 하고, 훗날 더 본격적인 영업을 위해 직판(直販)을 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경험 있는 전문 변호사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대개의 총판업자는 타사 제품도 다루는 멀티 라인입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본사 이익은 최소화하고 업자의 마진을 충분히 할당하는 편이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재고 부담만은 현지 업자가 책임지고 부담토록 해서 만일의 재앙적 사태를 피하셔야 합니다. 재고를 미수금으로 남기면 현지 총판은 무조건 많은 양을 요청하게 되고, 판매 동기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설사 계약에 의해 받을 수 있다 해도 재판에 오랜 시간을 허비할 수 있고, 한술 더 떠 상대의 지불 능력이 아예 없는 경우엔 큰 피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에서는 재고를 부담해주고 반품의 위험을 지는 것보다 총판의 마진을 올려 주는 편이 낫습니다. 보험을 들었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물론 아직은 브랜드파워가 약한 입장에서 현지 총판과의 협상에서 이런 요구를 다 충족시킬 수는 없어도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총론하에서 각국의 사정에 따라 탄력적인 영업 전략을 구사하시기 바랍니다. 기본이 되는 마케팅은 글로벌 공통이지만, 이것이 각국의 사정을 무시한 획일적인 영업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쉬운 제품 설명을 선호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세밀하고 과학적인 소구점이 통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또 나라에 따라 경쟁업체의 포지션이 다릅니다. 자신감이 붙고 규모의 경제가 생기면 각국의 사정에 맞는 상품 개발도 뒤따라야 합니다. 슬리퍼를 많이 신는 나라라면 기능성 슬리퍼를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알래스카에 냉장고를 팔았다는 전설에 너무 현혹되지 마십시오.

정리해 볼까요? 해외 시장으로의 본격 진출이 절실하고, 지금처럼 현지 총판에만 의존해서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될 수 없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마케팅, 차별적인 상품, 브랜딩의 기본을 단단히 그리고 수준 높게 구축하셔야 합니다. 일단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그런 시스템을 구축한 후 이를 해외용으로 그리고 각국의 사정에 맞게 전환하셨으면 합니다. 급한데 돌아가라는 말이 될 수도 있으나, 실은 이것이야말로 지름길이고 프리미엄으로 가는 길입니다. 제가 아는 한, 어떠한 브랜드도 자국에서의 성공 없이 외국에서 먼저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한 경우는 없습니다. 자국의 언어, 문화를 편히 알아도 하기 힘든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선점(先占) 효과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미 외국업체가 6~7년 전에 진출해 80%의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했기 때문에 차근차근 제대로 준비하며 전개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런 후 통일된 마케팅 기반 위에서 각국 사정에 특화된 영업 전략을 구사하시고, 특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최종의 단계로 가시길 조언 드립니다.

2009년 9월 3일 목요일

굴뚝산업+IT='우뚝산업'

조선·중공업 등 국내 제조社
IT기술 접목해 부가가치 높여

삼성중공업이 만들고 있는 드릴십(drill ship·수심이 깊거나 파도가 심한 해상에서 원유·가스를 시추하는 선박 형태 설비)은 높이 16m의 파도와 초속 41m 강풍에서도 제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최첨단 위치 제어 기술을 갖추고 있다. GPS와 음파를 활용해 배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센서를 통해 바람과 파도의 정보를 분석한 다음, 배 밑에 장착된 위치 제어 장치 6개가 360도 회전하면서 평형을 유지하는 기술이다. 이 드릴십은 대당 가격이 1조원이 넘는 초(超)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처럼 국내 주요 제조 기업들이 IT를 기존 제품에 접목,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있다. 조선·중공업과 같은 '굴뚝산업'도 I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대형 조선소들은 인터넷 기반의 3차원 설계시스템과 조립 로봇, 자동운항제어기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IT 기술을 통해 배를 완성하는 '디지털 조선(造船)'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3일에는 휴대 인터넷 와이브로(WIBRO)를 활용한 '유비쿼터스 조선소'를 개통한다. 무선으로 공정을 원격 관리하는 것.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실제로 배를 건조하기 전 컴퓨터로 미리 조립을 해보는 '사이버 탑재 공법'은 다른 나라에서는 흉내 내지 못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와 IT의 만남도 활발하다. 현대모비스와 삼성LED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친환경 LED 전조등 공동 개발에 나섰다. SK텔레콤과 르노삼성은 4월 이동통신과 위치추적 기술(GPS)을 결합해 운전자가 휴대전화로 차량을 원격 제어하고 교통·생활 등 편의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테크윈은 유인·반자동 시스템 위주인 국방 무기가 무인·자동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흐름에 맞춰 국방 로봇 시장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유명호 삼성테크윈 상무는 "국방로봇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4년에 44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재윤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한국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이 나온 데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기반이 큰 힘이 됐다"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IT 융합을 통한 기술 발전과 효율성 증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012년 인터넷속도 10배 빨라진다




정보통신부 해체 뒤 정보기술(IT) 정책 전담 부처가 쪼개지고 각종 대형 국책 사업에서 IT산업 지원책이 소외되는 등 `IT 홀대론`에 시달리던 정부가 장고 끝에 `IT산업 5개년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소프트웨어와 와이브로망 사업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IT 융합 등 IT 전후방 연관 산업까지 고려한 IT산업 성장 밑그림을 그려냈다. 정부 예산 투입 규모는 5년간 14조원, 160여 IT 관련 민간기업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비로 쓸 예정인 돈은 175조원에 달한다.

◆ IT 융합 10대 전략산업 구축

= `생체 정보를 매일 확인해 굳이 병원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건강상태를 체크한다. 주차를 알아서 해주는 지능형 전기자동차 덕분에 주차 걱정은 사라진다. 식사는 스마트 냉장고가 추천한 메뉴로 준비한다.`

정부가 구상하는 미래 생활 단면이다. 주요 산업에 IT를 결합해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생활을 현실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조선 자동차 의료 섬유 기계 항공 건설 국방 에너지 로봇 등 10대 전략 산업을 선정했다. 파급효과가 큰 주요 사업에 IT를 융합해 산업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국내 생산 1조원 이상 규모로 육성하기로 했다. 성인병을 예방ㆍ관리해주는 휴대폰이나 MP3플레이어가 내장된 의류 같은 신개념 IT 융합 제품을 상품화해 미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설립된 MS-현대ㆍ기아자동차의 `차량IT혁신센터` 등과 같은 산업융합IT센터는 현재 3개에서 2012년까지 1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조선 분야에서 IT를 기반으로 한 건조 공법과 지능형 선박기술 개발에 나선다. 의료 분야에서 유비쿼터스 기술을 이용한 U헬스(U-Health)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국방 분야에서 경계감시로봇 시스템 사업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업종에 대한 IT 접목도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올해 말까지 범정부적으로 국가 사회간접자본(SOC)에 IT를 접목하는 `지능형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마스터플랜`도 수립된다. 기존 전력망에 IT를 이용해 전기 사용자와 공급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스마트그리드`나 `지능형 교통체계` 등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산업 융합 경쟁력 핵심인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세계 일류 수준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해 대기업 구매와 연계하는 시스템 반도체 R&D를 육성하겠다는 것. 정부는 오는 10월에 `시스템 반도체 2015` 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 IT코리아 전략…내실이 관건

= 2010년까지 전국 22만개 교실과 육해공군 5만9000여 내무반에 IPTV를 연결하는 한편 2012년까지 지금보다 10배(1Gbps) 빠른 초광대역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부는 이 같은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2013년까지 14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중 12조6000억원은 정부의 중기 재정계획에 이미 반영됐다. 나머지 1조5000억원은 정보통신진흥기금과 방송통신발전기금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국내 IT 생산액 중 93%를 담당하는 160여 개 IT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은 향후 5년간 175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설비 투자에 109조6700억원, R&D 투자에 65조5200억원 등이다.

분야별로는 디스플레이 부문 투자가 57조4200억원으로 투자액이 가장 크고 반도체(41조6900억원), 통신서비스(35조6300억원)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