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4일 수요일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지난주 SK텔레콤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세미나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그 동안 세미나에서 발표를 여러번 하긴 했지만 500명이 넘는 앱 개발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새로 시작하는 앱 개발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발표에 담았습니다. 그 날 발표자료와 전달하고자 했던 핵심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안드로이드 마켓에 간단한 앱이라도 일단 올려보라.

모바일 환경도 이제는 인터넷과 연결된 환경으로 바뀌면서 시장에 대한 접근 방법도 변했습니다. 시장에 나가기전 완벽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쏟기보다는 간단한 하나의 기능으로 먼저 시작해서 시장을 시험해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최소 실행 가능 제품(Minimum Viable Product) 전략’이라고 합니다.

tac11

최소 실행 가능 제품 전략은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새로운 제품의 경우 개발자 스스로 최고라고 생각하더라도 시장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시장에 나가기전에 지출되는 비용이 커질수록 위험은 커진다고 할수 있겠죠. 그래서 최소한의 기능만 구현해서 최대한 빨리 시장에 내보내고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서 제품을 만들어 가라는 것입니다.

tac2

사용자를 통해서 만들어가라고 하는데 흔히들 사용자는 스스로 뭘 원하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사용자는 써보기전에는 잘 모르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일단 써보게 되면 그에 대해서 좀더 명확하게 판단합니다. ‘이 제품은 맘에 드는데 이런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혹은 ‘전혀 필요없는 제품이다’ 등의 구체적인 피드백이 오게 됩니다.

이런 최소 실행 가능 제품 전략에 기초해서 아이디어가 있다면 최대한 빨리 구현을 해서 안드로이드 마켓과 같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 올려보셨으면 합니다. 초기에는 사람들이 앱을 많이 쓰든 적게 쓰든 상관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런 환경에 익숙해져 보라고 말씀드립니다. 실제 이렇게 접근해 본 학생은 앱을 올리고 나서 사용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며 개발에 더 흥미가 생기고 열심히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실제 제품 개발 경험이 없는 초보 개발자들도 이런 접근을 해보게 되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입니다.

2. 글로벌 마켓에 도전하라.

스마트폰 앱 개발에 아주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 많은 개발자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또한 일자리 창출에 목마른 정부뿐 아니라 교육기관도 모두 스마트폰 개발자를 양성하려 합니다. 과연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는 그렇게 크고 밝을까요? 국내만 생각한다면 새롭게 모바일로 들어오는 개발자들이 먹고 살수 있는 크기가 절대로 될 수 없습니다. 결국 프로그래밍은 3D 업종이라며 기피하게 되어버린 과거가 반복될 뿐입니다. 개발자들은 시선을 더 크게 전세계로 돌려야 합니다.

tac3

앱개발에 있어서 가장 쉬운 접근은 외국에서 성공한 앱을 ‘카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시작하는 실리콘밸리 벤처들은 각 지역별로 생기는 카피 제품을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을 잡아서 덩치를 키우면 결국 나머지 지역에서는 경쟁 제품을 인수해버리든지 혹은 그냥 경쟁으로 밀어버릴수 있습니다. 윈도우 시작버튼을 누르면 외국산 프로그램이 절반이상이고, 웹에서도 이베이가 지마켓, 옥션을 전부 인수해버렸죠. 물론 개발자가 로컬 서비스를 잘 만들어서 인수된다면 큰 성공이긴 하죠. 하지만 그런 접근만으로는 국내 개발자의 환경이 달라질 수 없습니다.

tac4.JP

사실 과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글로벌 시장에 접근한다는게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훨씬 쉽게 가능해졌습니다. 스마트폰에서 국내 개발자들에게 생긴 기회는 국내 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인한 새로운 일자리가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접근할수 있게 된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통한 시장 확대입니다.

tac5

다행히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비어 있는 부분도 많습니다. 그것을 하루라도 빨리 선점해야 합니다.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도 선두 진입자의 이익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국내 개발자가 접근할수 있는 시장은 그렇게 오래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1년 반에서 2년 정도가 지나면 국내 개발자가 세계시장으로 갈수 있는 기회가 많이 닫힐겁니다. 국내 개발자만 스마트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죠.

저는 글로벌을 떠들기도 우스운 아주 보잘것 없는 앱을 만들고 있는 변방의 개발자입니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개발을 하면서 업계 분들도 많이 뵈었습니다만 대부분 국내 시장에만 주목을 하시더군요. 저는 당장 눈앞에 있는 국내의 기회보다는 우선 안드로이드 마켓과 국제 대회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에서의 성공은 쉽지 않더군요. 여전히 고전 중입니다.

한편으로는 ‘불가능하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왕 스마트폰 앱 개발에 도전하려면 개발자로서 더 멀리보고 반드시 더 큰 시장을 보고 저와 함께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괜찮은 직업 10위 안에 드는 미국과, 스스로 3D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차이는 능력의 차이도 있겠지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의 크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앱 개발자의 미래는 글로벌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에 있습니다. 목표를 국내로 한정짓지 말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수 있는 발판으로 생각하면 좋을듯 합니다. 통신사, 제조사 등 업계도 앱 개발자들의 이런 움직임에 많음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AD] [2010 빅 이벤트] 블로거에게 ‘홈씨어터’를 쏩니다

트랙백 : http://www.bloter.net/archives/26178/trackback

회색

'안드로이드펍' 커뮤니티(http://www.androidpub.com)의 운영자 회색(박성서)입니다.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하고 있으며 모바일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SNS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