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섭 전 대한모방 회장·홍대식 산업은행 부총재와 사돈
<대성그룹 고 김수근 명예회장> |
<서울도시가스 김영민 회장> |
<대구도시가스 김영훈 회장> |
<성주인터내셔날 김성주 사장> |
재벌들이 혼사의 대상으로 꼽는 집안은 대체 어떤 부류일까.
최근 재벌들의 혼맥도가 공개되면서 세간의 관심은 혼인의 대상 집안과 미치는 영향에 쏠리고 있다. 실제 혼맥도를 보면 국내 재벌들이 어떤 식으로든 얽혀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혼맥도를 보면 이해관계에 얽힌 혼사가 이뤄졌다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그들만의 공화국’이란 말로 빗대기도 한다. 유력한 집안과의 혼인관계를 통해 자신들만의 성(城)을 더욱 견고히 쌓아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통혼을 통해 부와 권력, 명예의 결정체를 도출해내고 있다는 얘기다. 일요시사에선 이에 재계를 움직이고 있는 재벌가문의 혼맥 실체를 집중 재조명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대성그룹은 혼사에 있어 그리 방대한 인맥을 자랑한다고 평가받지는 못하고 있다. 김수근 명예회장을 둘러싼 동생 의근과 문근도 화려한 혼맥보다는 조촐하게 안정적인 가문형성에 앞장섰다. 특히 정치권과의 인맥은 재계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큼 조용하다.
대성연탄으로 알려진 대성그룹 창업주 김수근 명예회장은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산 증인으로 꼽힌다. 그는 우리나라 에너지 발달사와 궤를 같이 하며 대성그룹을 성장 발전시켰다.
해방 직후 연탄 몇 장을 찍어내는 영세한 연탄 제조업자로 출발한 김 명예회장은 석유유통업·도시가스 판매업에 이르는 에너지 외길 인생을 살아왔다.
1947년 5월10일 직원 4명으로 대구시 북구 칠성동에서 대성산업공사를 창립한 게 오늘날 대성그룹의 모체가 됐다. 대성산업공사는 연탄제조 및 무연탄판매업 시작을 기점으로 출발했다.
정재계 유명인사 없는 ‘소박한 혼맥’ 특징
김 명예회장은 1916년 대구에서 형편이 비교적 넉넉했던 부친 김두윤씨와 모친 손정조씨 사이에 3남 1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러나 10세 때 부친을 여의면서 가시밭길 인생을 걷기 시작했다. 고학으로 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대구상고에 진학했으나 동생들의 학비와 집안을 이끌기 위해 3학년때 중퇴해 17세의 나이로 일본 사람이 경영하는 연탄공장에 점원으로 들어갔다.
김 회장은 1942년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한국지부 회장인 여귀옥씨와 결혼했다. 김 회장 집안이 독실한 기독교집안이 된 것은 바로 여씨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슬하에 3남 3녀를 두었는데, 장남 영대(62)씨와 차남 영민(58)씨, 막내 영훈(52)씨를 두었으며 장녀 영주(56)씨, 차녀 정주(55)씨, 막내 성주(48)씨를 두었다. 이 가운데 장남 영대씨와 차남 영민씨, 장녀 영주씨는 모두 중매로 결혼했다.
김 회장의 사돈들 면면을 살펴봐도 정재계 유명인사와 연결고리를 대놓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장남 영대씨는 현재 대성그룹 회장. 그는 어머니 친구 소개로 1971년 5.16 이후 혁명재판소시절 검사생활을 했던 차영조씨의 딸 정현(55)씨와 결혼했다. 서울대 법학과와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영대씨는 1970년 대성산업의 관리이사 겸 영등포공장의 건설책임자로 입사했다. 영대씨의 부인 정현씨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했다. 영대씨의 장남 정한(33)씨는 대성산업연구개발실 이사로 재직중이다.
차남 영민씨도 친지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를 졸업한 민명옥(48)씨와 1979년에 결혼했다. 명옥씨의 부친은 유화증권 사장을 지낸 민유봉씨. 영민씨는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현재 서울도시가스(주) 명예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장녀 영주씨는 1975년 의사인 신현정씨와 결혼했다. 현정씨는 현재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두 사람 역시 지인의 중매로 맺어졌다. 영주씨는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도미, 크랜부룩미술원에서 미술공부를 한 후 현재 사회사업과 여류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또 대구도시가스 고문 해외업무를 맡아서 활동하고 있으며, 건물 실내장식을 담당하고 있다.
차녀 정주씨는 신학박사로만 알려져 있으며, 막내아들인 영훈씨는 현대 대구도시가스와 경기케이블방송 등을 경영하고 있다.
김 명예회장의 막내딸이면서 영훈씨의 여동생인 성주씨는 현재 패션업체인 성주인터네셔날과 디앤디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성주씨는 유학시절 캐나다 현지인과 교제 끝에 결혼에 성공해 현재 12살난 딸과 함께 언니 정주씨와 함께 살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자식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남 영대씨, 차남 영민씨, 3남 영훈씨, 장녀 영주씨가 모두 서울대를 졸업한 것을 비롯, 현재 혼자 살고 있는 차녀 정주씨와 3녀 성주씨도 이화여대 영문과와 연세대 신방과를 졸업한 재원들이다.
차녀 정주씨는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시간주립대학을 거쳐 지난 1989년 하버드대학에서 신학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했다.
3남 영훈씨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미국유학을 마친 뒤, 시티은행 서울지점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1988년 대성산업의 본부 관리이사로 입사해 현재 대구도시가스 회장으로 활동중이다.
3녀 성주씨는 연세대를 나와 런던에서 공부를 끝내고 귀국, 성주 인터내쇼날 이사로 패션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수근가(家)의 혼맥도는 김 명예회장과 같이 대성그룹을 일으킨 두 아우 의근, 문근씨 등의 2세들을 통해서도 비교적 소박한 혼맥도를 그려낸다. 특히 첫째 남동생인 고 김의근 전 대성산업 대표이사 사장만이 비교적 재계 혼맥을 든든히 만들었다는 평이다. 의근씨는 부인 양제선(78)씨와의 사이에 낳은 3남2녀를 모두 혼인시켰다. 김의근 사장은 장남 영준(57)씨를 통해 대한모방 회장을 지낸 김성섭가와, 3남 영목(48)씨의 결혼으로 전 산업은행 부총재인 홍대식가와 사돈관계를 맺었다. 장남 영준씨는 김성섭 전 대한모방 회장의 자제인 김순미(48)씨와 결혼했으며 차남 영봉씨는 김혜옥(44)씨와 혼례를 치뤘다. 현재 영봉씨는 모토닉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으며 대성정기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3남 영목씨는 모토닉 부사장을 맡고 있으며 전 홍대식 산업은행 부총재의 자제인 홍은주(40)씨와 결혼했다.
동생 의근씨 재계혼맥 형성
둘째 동생인 고 김문근 전 대성광업개발 회장도 김정희(78)씨와의 사이에 낳은 4남1녀를 모두 혼인시켰으나, 사돈들 가운데 내로라 하는 정·재계 인사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현재 김 전 회장의 장남 영범(53)씨는 대성광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으며, 차남 영돈씨는 대성광업개발 이사에 재직중이다. 3남 영천(43), 4남 영석(41)은 대성광업개발에서 각각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근씨의 외동딸인 은주(48)씨는 연세대 의대교수인 박영철(54)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대성그룹은 지난 80년도와 90년도까지 김수근 명예회장을 비롯해 김 회장의 두 아우인 의근, 문근씨가 연만한 나이에도 경영일선에서 지휘봉을 잡았었다. 하지만 2001년 김 명예회장의 타계 이후 대성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창업 2세간 분쟁이 심화되기도 했다.
결국 대성산업과 서울도시가스, 대구도시가스의 3개사 분할 경영 쪽으로 결말이 났다. 대성산업은 타계한 창업주 고 김수근 회장의 유언대로 장남인 김영대 회장이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를, 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를 각각 맡아 분리 경영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김영대 회장측과 영민·영훈 회장측 쌍방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소송까지 제기, 세간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또 2세들의 경영권 다툼이 일단락 되고 몇 달 후 또다시 분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김 회장의 막내딸인 성주인터내셔날 김성주 회장과 장남인 대성산업 김영대 회장이 유럽의 유명 가죽 브랜드 MCM 사업 관리권을 사이에 두고 벌이던 신경전이 남매간 법정 투쟁으로 비화됐기 때문이다.
한편, 김 회장의 두 아우인 의근씨와 문근씨가 사업에 동참한 시기는 각각 1951년과 1950년으로 대성의 걸음마 단계부터였다. 3형제는 직접 경영일선에서 활동하며 40년 넘게 삼두체제를 유지했다.
에너지 명가의 장남김영대 대성그룹 회장
김영대 대성그룹 회장은 고 김수근 대성그룹 명예회장의 3남 3녀 중 장남으로 경북사대부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법대 및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배우자인 차정현 여사와의 사이에 정한, 인한, 신한의 세 자녀를 둔 모범적인 엘리트 경영인이자 이상적인 가장이다.
대성그룹은 70년대 초까지만 해도 10대 그룹에 포함되었으나 사세확정보다는 내실위주의 보수적 경영에 치중한 에너지 전문 그룹이다.
고 김수근 명예회장은 50년 간 에너지 사업에만 주력해왔으며 대기만성의 약어인 ‘대성(大成)’에서 그룹 이름을 따왔을 정도로 정도경영을 강조하였다.
이익을 중시한 김수근 회장의 경영철학으로 계열사 평균부채비율이 100%를 밑도는 대성그룹은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신중한 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대성산업은 부채비율이 60%대로 재무구조가 매우 튼튼하게 짜여지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영대 회장이 그룹의 회장으로 취임한 것은 작년 11월로 당시 김수근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부터다. 김수근 명예회장 별세 후 대성그룹은 장남인 김영대 회장이 그룹 모회사인 대성산업을 포함하여 대성광업, 대성산소, 대성쎌틱, 대성계전 등의 8개사의 계열사를, 차남인 김영민 회장과 삼남인 김영훈 회장은 각각 서울도시가스와 대구도시가스 계열사를 맡으며 계열사 분리가 이루어졌다.
김은경 기자eli55@ilyosisa.co.kr” target=_blank>eli5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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