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웹 디자이너, UX 디자인으로 날다
2009년 07월 15일 10:06:02 /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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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세대 디지털 디자이너입니다. ‘1세대’라는 프리미엄을 누리며 성장했기에 지금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좋은 성공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디스트릭트 최은석(37) 대표를 만났다. 디스트릭트는 직원수 120명, 연매출 100억원의 작지 않은 규모를 가진 디지털 디자인 기업이다. 그는 “도전을 통해 끊임없이 혁신을 이뤄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며 디스트릭트를 ‘전형적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라 표현했다.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회사가 바로 디스트릭트란 설명이다.
디스트릭트의 시작은 웹사이트 디자인 업체였다. 최 대표는 1990년대 억대 연봉을 받는 웹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리다 지난 2000년 디스트릭트의 전신인 뉴틸리티라는 이름의 웹 에이전씨를 차렸다.
당시 개인적으로 도맡아서 하던 삼성전자의 일이 그대로 회사에 흘러들어왔다.
“회사 설립하고 지금까지 단 한 달도 일이 끊어진 적이 없어요. 연 평균 4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회사 몸집은 자꾸 커졌죠. 사실 디스트릭트는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지 않아도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가졌어요. 그러나 그 분위기에 취해 있다 보면 디자인 회사로써 필요한 창조적 정신을 잃을 것 같았어요.”
그가 디스트릭트를 ‘패스트 컴퍼니’로 부르리라 다짐한 시기는 이러한 위기의식이 생긴 2006년도 즈음이다. 디스트릭트는 웹사이트 제작 및 이를 통한 온·오프라인 브랜드 프로모션, 모바일 기기의 UI 개발 등 UX(사용자 경험) 디자인 분야로 사업 범위를 점차 넓혀나갔다.
LG전자 아레나폰에 들어간 3D UI를 비롯해 지난 6월 삼성전자 제트폰 글로벌 런칭 현장에서 화제가 된 홀로그램 프레젠테이션도 바로 디스트릭트의 작품이다. 성장도 빨랐다. 회사는 디자인 및 기술의 혁신성, 사업성을 인정받아 2007년에는 삼성 벤처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올해는 뉴욕에 지사도 설립했다.
디스트릭트의 ‘혁신’은 독특한 R&D 프로그램에서 나온다. 모든 직원이 3개월, 혹은 3주 단위로 R&D 프로그램에 참여해 기술을 개발한다. 성과가 있을 경우 50만원, 100만원의 포상금도 준다.
최 대표는 “R&D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행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며 “사내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정보를 교환해야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스트릭트의 향후 성장 사업은 삼성 제트폰 런칭쇼 현장에서 선보인 홀로그램 프레젠테이션이다. 올해 말 보다 다양한 동작을 인식하고 구현 비용은 낮은 업그레이드 된 제스처 센싱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최 대표는 “R&D를 통한 혁신이 지금 당장 회사 수익이나 규모를 키워주진 못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사람으로 따지면 보약을 먹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 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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